抜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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忘れられぬものだけが 美しくはないのでしょう
잊어버리지 않는 것만이 아름답지는 않겠지요
忘れることばかりが 美しくはないでしょう
잊어버리는 것만이 아름답지도 않겠지요
悲しいことばかりが 人生ではないのでしょう
슬픈 일들뿐만이 인생인 것도 아니겠지요
さりとて喜びとは 比べ往くでしょう
그렇다고 해서 기쁨과 비교할 수도 없을 테지요
船よ 船よ 荒波の中で 流されずいられたでしょう
배야 배야 거친 파도 속에서 흘러가지 않고 있었겠지요
水底に根差す あなたと穿った少女時代
물 밑바닥에 뿌리박은 당신과 꿰뚫었던 소녀 시절
さよならする頃 強いられるのは抜錨
작별할 즈음 강요당한 건 발묘
傷の数を数えて 痛みの数 指を折る
상처의 수를 세어 아픔의 수만큼 손가락을 꺾어
一つあまり 小指は 愛しさのぶんね
하나 남은 새끼손가락은 사랑스러움의 몫이네요
辛いこともありましょう あなたの所為もありましょう
괴로운 일도 있겠지요 당신 탓이기도 하겠지요
それでも赤い糸 結わえているのでしょう
그래도 붉은 실은 매여 있는 채겠지요
底知れぬものだけに 怯えるのではないでしょう
바닥을 알 수 없는 것에만 겁내는 것은 아니지요
届かぬものばかりが 妬ましくはないでしょう
닿지 않는 것에만 질투하지도 않겠지요
優しいことばかりが 優しさではないのでしょう
상냥한 것만이 상냥함인 것이 아니겠지요
さりとて赤裸々では こそばゆいでしょう
그렇다고 해서 적나라해서는 간지럽겠지요
羽よ 羽よ 人並みを望み 人波に拒まれては
날개야 날개야 보통 사람을 바라고 인파에 거부당해서
皆そこを目指す まだ葛藤があった少女時代
모두 바닥을 향해 아직 갈등이 있던 소녀 시절
無辜でいた頃を 遠ざけるのは熱病
무고하던 때를 멀어지게 하는 건 열병
髪の長さ揃えて 爪の先を塗り直す
머리 길이를 정리하고 손톱을 새로 칠해
あどけない唇も 色めき立つのね
천진난만한 입술도 색을 띠기 시작하네요
叶うこともありましょう 叶わぬ人もおりましょう
이루어지는 일도 있겠지요 이루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それゆえ慰めずにはいられないのでしょう
그러니 위로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겠지요
羽よ 花よ 水面に散って
날개야 꽃아 수면에 흩어져
傷の数を数えて 痛みの数 指を折る
상처의 수를 세어 아픔의 수만큼 손가락을 꺾어
一つあまり 小指は 愛しさのぶんね
하나 남은 새끼손가락은 사랑스러움의 몫이네요
悔やむこともありましょう わたしの所為もありましょう
분한 일도 있겠지요 제 탓이기도 하겠지요
いつかは赤い糸 断ち切るのでしょう
언젠가는 붉은 실 끊어내 버리겠지요
花びらにささやきを 哀れみから口づけを
꽃잎에 속삭임을 연민으로 입맞춤을
懐かしんではじめて 過ぎ行くのでしょう
그리워하고 처음으로 지나가겠지요
惑うこともありましょう 誰かの所為じゃないでしょう
망설이는 일도 있겠지요 누구를 탓할 수도 없겠지요
難しいものですね 愛するということは
어려운 일이네요 사랑한다는 것은
발묘(抜錨): 내렸던 닻을 거두어 올린다는 뜻으로, 배가 떠남을 이르는 말.
